체온계 생산직 지원
체온계 생산하는 단기 알바 자리 제안이 들어왔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총 4일이었다. 5일도 아니고 4일이라니 마치 주휴수당을 빼려고 4일 동안 일할 자리가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단기이고 쉬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다.
알바 시작
출근한 첫날 자기 이름 확인하고 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하는데 내 이름이 없었다. 잘못 온 줄 알고 구인했던 아웃소싱 담당자한테 물어보니 자신이 지금 가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한다. 그 사람이 도착하고 다시 인원 조정을 해서 내 이름이 적힌 자리가 배정되었다.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고 그 위로 물건이 지나가면 자신이 맡은 일을 진행하면 된다. 예전에 생산직을 잠시 해본 적은 있었지만,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가는 생산일은 처음이었다.
오전 9시 자리에 앉았지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두리번거리는데 단기 알바가 많다 보니 직원들도 바쁘다. 일 가르쳐주랴 자신이 맡은 파트 처리하냐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더 당혹스러운 것은 사장이었다. 오전 9시가 넘었는데 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냐고 큰 소리를 친다. 직원에게 큰 소리로 욕까지 했다. 다양한 알바를 해봤지만, 이렇게 격 떨어지는 사장은 처음이었다. 이제 시작했는데 바로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다.
일이 시작되었고 내 자리로 하나 둘씩 물건이 도착했다. 내 파트는 디스플레이 정상 작동 유무와 배터리 교체 업무였다. 처음에는 쉽게 했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제품이 많아지다 보니 배터리 교체가 계속 밀렸다. 어쩌다 한 두 개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지만, 연속으로 전원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배터리 교체에 손이 바빴다. 아니 너무 많아서 내 자리에 쌓고 작업을 진행했다. 그 순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이래서 추노를 하는가 보다. 혼자 작업이 벅찰 때는 돌아다니는 직원 몇 분이 도와주기도 했다.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이다. 다행히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해 있어서 지하 구내식당으로 가서 먹으면 된다. 생산직이다 보니 점심을 제공했다. 먹고 밖에서 잠시 바람을 쐬는데 오후에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첫날 아는 동생도 이 알바를 지원해서 그나마 서로 위로하면서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많은 물량을 처리하고 오후 6시에 퇴근했다. 전원 버튼과 배터리 교체를 하도 하다 보니 손가락이 아팠다.
다음 날 어제 왔던 아는 동생이 출근을 안 했다. 그 동생은 첫날 충격이 컸는지 알바 마지막 날까지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둘째 날은 어제의 경험 덕분인지 손이 아팠지만 수월하게 진행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은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전원을 켜는 것과 배터리 교체가 더 힘들어졌다. 빨리 퇴근 시간이 오길 기다리면 일했던 것 같다.
마지막 날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작업에 임했다. 시간이 정말 안 간다.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는데 여기는 많이 일해도 10분도 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간신히 일을 마치고 도망치듯 작업장을 떠났다. 일을 마치고 2주 정도 뒤에 다시 체온계 조립 알바 제안이 들어왔는데 거절했다. 다시는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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